"많이 반성하고 연구해야 할 국기원이 왜 공격적인 자세만 취하느냐.”(조증덕 원로)
“국기원 교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 주장만 옳다고 하지 말라.”(국기원 관계자)
지난 1일 오후 3시. 국기원 강의실에서는 『지헌류 국기 태권도교본』저자인 조증덕 원로와 국기원 관계자(토론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조증덕 원로가 태권도 동작에 수학-물리학적 공식을 대입해 각도와 폭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이날 조 원로는 공청회가 열리기 전 “학문적, 인체공학적, 물리학적, 수학적인 원리와 공식을 동원해 지헌류 교본과 국기원 교본, 가라테 교본을 비교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지키려는 듯 상대성 원리를 비롯해 1/2의 원리와 180°도 법칙, 상체작용 각도 45° 등을 자신있는 말투로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온 국기원 관계자를 비롯한 토론자들은 조 원로의 논리와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종관 연수원 교육부장과 품새 강사들은 조 원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공세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조 원로는 “국기원 사람들이 자존심을 지키려고 공격적인 자세만 취한다. 왜 반성을 하지 않느냐”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국기원 교본에 나와 있는 주먹지르기와 손날 목치기 등이 가라테 교본에 있는 사진과 같다고 지적하면서 “가라테 교본을 베꼈느냐. 그러고도 할 말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부장은 “(조 원로의 주장이) 피부에 와 닿지 않아 검증하는 차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필요한 부분을 받아들이겠지만 국기원 교본을 무시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양진방 KTA 기획이사는 “교본 이름을 ‘지헌류’라고 한 것은 태권도 동작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이날 공청회가 생산적인 장(場)이 되기를 기대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가 끝난 후 조 원로와 국기원 관계자들은 그동안 쌓였던 앙금을 풀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원로는 지난 4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한 마리의 멧돼지(자신)를 풀어 놓고 수십 마리의 사냥개(국기원 관계자를 비롯한 토론자)가 공격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공청회에서 인권을 침해당해 인권위원회에 진정하는 등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공청회가 끝난 후 정문까지 배웅을 하는 등 사이좋게 헤어졌는데,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느냐”며 이제 그만 고집을 피우지 말고 자중하라고 일갈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