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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영명중 태권도부 예산 0원 사태, 진실은 무엇인가? ②

기사승인 [0호] 2019.03.21  11: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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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태권도계 오랜 갈등이 배경...횡령. 폭행, 향응 등 추측만

영명중 태권도부는 지난 2017년 공주중에서 팀을 이전했다. 이유는 전 공주중 교장이 6명의 태권도부 신입생을 받겠다는 최진철 코치에게 3명만 받으라고 지시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에 이창선 부의장은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영명중 교장을 설득해 팀을 이전시켰다.

이토록 공주 지역 태권도에 애정을 쏟은 이 부의장이 3년 만에 영명중 태권도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든 이유는 공주시태권도협회 김 모 회장의 시체육회 지원금 횡령과 최 코치가 연루되었다는 점, 학부모에게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점,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점 등이다.

이창선 부의장이 횡령의 증거라고 내놓은 문건들.

이 부의장은 “내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공주중, 영명중, 그리고 공주고 태권도부를 내가 창단했다. 영명중으로 팀을 이전할 때는 시의원이 아니었지만 팀을 살리기 위해 그랬다. 과거 시의원을 하면서 지원 예산도 늘렸고, 애정을 많이 쏟았다. 그런데 지난해 다시 시의원이 된 후 감사를 하니 공주시협회의 예산 횡령과 최 코치의 연루, 향응, 그리고, 선수 구타 같은 것들이 적발되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예산을 삭감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의장이 제기한 횡령과 구타, 향응 등은 취재 결과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

우선, 횡령에 해당하는 2017년 도민체전 합동훈련장 사용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 부의장 측 김 모 관장은 “당시 두 달간 합동훈련 장소 사용비로 시 체육회에서 80만원이 나왔다. 이를 당시 김 모 전 공주시협회장이 훈련장 주인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후 이 돈을 자신의 태권도장 월세로 사용했다. 그래서 횡령으로 고발한 상태다. 최 코치가 여기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코치는 “나는 아이들을 훈련시키는 사람이었다. 합동훈련장 월세가 얼마인지, 그 돈을 누가 집행하는지는 나와 상관이 없다. 그 돈을 김 모 전 회장이 자신의 도장 월세로 냈는지 내가 어떻게 아나? 내가 집행하지도 않는 돈을 어떻게 횡령을 하나?”고 항변했다.

또한 태권도협회로 교부되어 소년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장비에 대해서도 이 부의장 측은 “당시 출전하는 선수가 두 명인데 시태권도협회 자료에 보면 여섯 명에 해당하는  장비를 영명중에 사준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학교의 관리감독 소홀이다”라고 주장했다.

최 코치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도 소년체전에 2명이 출전했으면 공주중에 있던 2015년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나는 장비를 받은 입장인데 이게 왜 횡령이냐”고 말했다.

전광판에 대한 부분도 최 코치의 횡령을 주장하고 있다. 김 모 관장은 “2014-5년 쯤 시체육회에서 시태권도협회에 전광판을 사주었다. 이를 영명중에 사용하라고 빌려주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보니 전광판이 없었다. 최 코치는 ‘누구를 줬다’, ‘분실했다’고 말하는데 최 코치가 팔아서 횡령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책임을 물어 협회에서 100만 원을 대고, 최 코치가 돈을 내서 전광판을 다시 샀다”고 밝혔다.

최 코치는 “우리 학교는 훈련 중 전광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없다. 협회에서 전광판을 우리학교에 임대해 주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관리감독의 책임을 나에게 떠맡긴 것이다. 전광판은 학교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다른 시군에서 빌려달라고 해 가져간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다시 학교 창고로 돌아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분실되었다며 나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 돈으로 전광판을 사는데 보탰다. 내가 전광판을 팔아서 횡령을 했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다”라고 항변했다.

이 부의장 측은 공주 외에서 열린 대회 참가와 관련한 숙박비 및 식대도 이중으로 작성되었다며 횡령과 자모회비 모금 등을 문제 삼았다.

식대의 경우 점심을 먹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 결제한 것으로 제출되었으며, 이는 횡령이거나 자모회비를 걷어 불투명하게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조석식 영수증과 점심 영수증의 경우 식당은 다른데 필체가 똑같아 횡령의 증거라는 것이다.

최 코치는 “우리 학교는 시합장에 가면 모든 결제를 학교에서 지급하는 카드로 한다. 따라서 모든 카드영수증이 첨부된다. 조석식의 경우 숙소 인근에서 먹지만 점심의 경우 시합장 식당이나 인근 식당에서 먹는데 당시 카드로 결제하고 간이영수증만 내가 받아서 적은 것이 맞다. 다만 이 부분과 관계해서 카드영수증도 같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명중학교 태권도부 훈련장.

자모회비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 예산을 제외하고 훈련비나 시합비를 걷지 않는다. 10원도 걷지 않는다. 다만 내 월급에 대해서는 순회코치 월급에 더해서 매달 학부모들이 180만 원을 걷어서 준다. 그것도 학부모들이 코치 월급을 줄 경우 200만 원을 넘지 말라는 지침이 있어서 180만 원만 받는다. 그 외 모든 지출은 지원 예산으로만 운영한다. 그렇다 보니 예산이 적어서 시합을 골라서 나간다. 돈만 있으면 나도 모든 대회에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고 싶지만 지원 예산에만 맞춰서 출전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억울하다”고 밝혔다.

최 코치는 현재 순회코치 신분이다. 교육청에서 지원되는 세금을 뗀 월급 170여 만 원에 학부모들이 모아서 180만원을 추가로 더해 월급을 받는다. 

영명중 학부모 A 씨는 “맞다. 최 코치 월급을 제외한 훈련비나 시합비를 일체 내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결국 이 부의장과 김 모 관장이 의혹을 제기하는 자모회비와 관련해서도 월급을 제외한 돈을 학부모들이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롱패딩과 관련한 유용 의혹도 있다. 롱패딩을 지원예산으로 사면서 불필요하게 코치도 사 입고, 또 여러 벌을 샀다는 것이다.

최 코치는 “롱패딩은 감독님께서 직접 학교카드로 결제하셨다. 딱 애들 숫자만큼 샀다. 내 건 사지도 않았다. 내가 집행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이걸 유용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밝혔다.

결국 예산 전액 삭감의 증거라는 횡령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물증이 드러나지 않은 셈이다.

이 부의장 측은 학부모로부터 향응제공에 대해서도 주장했다.

이 부의장은 “옥룡동에 있는 치킨집에서 학부모들과 만나 밥과 술을 얻어먹으면서 이를 제공한 학부모의 아이들은 시합에 내보내고, 그렇지 않은 학부모의 아이들은 시합에 잘 내보내지 않았다. 향응의 제공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코치는 “치킨집에서 만난 건 학부모들이 아니라 체육관 관장님들이었다. 그 중 관장님이자 학부모가 한 명 있었다. 내 입장에서는 체육관 관장님들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소질이 있는 아이들을 발굴해 선수로 육성할 것 아닌가? 그게 어떻게 향응의 제공이냐?”고 밝혔다.

취재 결과 체육관 관장 겸 학부모는 이 부의장 측과 소원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었다.

구타와 관련해서는 2015년도 보령 대천중학교 전지훈련 중 폭행으로 인해 학생이 도망쳤다며 당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한 체육관 관장과의 통화 녹음을 들려주었다.

훈련 중 영명중 선수 한 명이 호구를 착용한 채 대천중 앞 문방구로 달아나서 돈을 빌려 택시를 타고 공주로 도망을 왔고, 최 코치에 의한 폭행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최 코치는 “당시 한 제자가 머리가 아프다며 훈련을 빠지고 싶다고 했다. 나는 남은 훈련을 소화하라고 했다. 내가 훈련을 강하게 시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던 중 마음에 들지 않아 훈련장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가 다그친 것은 사실이다. 그 와중에 제자가 운동을 그만 두겠다고 말했고, 그래서 그만두라고 했다. 그러자 제자가 뛰쳐나가 공주로 돌아갔다. 훈련장에 있던 코치들이 그 장면을 본 것은 맞다. 그런데 당시 한 대도 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내 아들이 도망친 것은 사실이다. 나도 깜짝 놀랐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폭행은 없었다. 폭행이 있었다면 나는 물론이고,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도 절대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자식이 폭행을 당하는데 운동을 시키는 부모가 어디 있나? 당시 내 아들이 나이가 어리고 운동이 힘들어 꾀를 부리다가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릴 때는 그럴 수 있지 않나? 나는 왜 이 일이 폭행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진실을 밝혀 달라. 내 아들은 이튿날 다시 훈련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이러한 증언에 대해 “폭행이 없었는데 도망을 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 폭행사실에 대해 최 코치에게 묻자 “내가 심하게 운동을 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훈육차원에서 발바닥 같은 곳을 때린 적도 분명히 있다.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사회 통념에 비추어 폭행은 없었다. 만일 그랬다면 코치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측이 제기한 횡령, 향응, 폭행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 부의장은 다른 운동부를 포함해 자료가 워낙 많아서 더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운동부 지원금은 무조건 주는 돈이 아니다. 시민의 혈세이다. 나는 시의원으로서 감사라는 정당한 수단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영명중 태권도부 감금 및 강요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받아낸 각서.

그런데 이번 취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었다. 바로 현 충남태권도협회와 김영근 사무국장, 그리고 그와 가까운 인물들의 이름이었다.

이 부의장과 김 모 관장은 그들의 이름을 자주 언급했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취재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횡령 혐의로 고발된 김 모 전 공주시협회장의 과거 부정 승단 심사 응시 의혹 등을 언급하며 김 사무국장과 관계자들이 비위가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 태권도계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이 부의장과 김 사무국장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오는 4월 대학연맹이 주관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선발전을 이 부의장의 노력으로 공주시에서 유치하는 것으로 거의 가닥이 잡혔는데, 김 사무국장이 충남협회 승인을 득하지 않았다는 점과 공주시협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충남 태권도계의 뿌리 깊은 갈등 관계가 바닥에 깔려 있고, 여기에 공주 태권도계 발전을 이끈 원로로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 부의장과 최 코치의 사이가 틀어지며 영명중 태권도부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사태로 번졌다고 보인다.

이 부의장은 공주 태권도 발전의 공로자이다. 시의회 3선을 이뤄낸 태권도 원로이다. 이 부의장이 주장하는 최 코치 관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피해는 고스란히 10명의 영명중 태권도 꿈나무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충남 태권도계의 갈등과 공과 과가 양립하는 태권도 원로의 자화상, 그리고  일선 코치들의 모습. 충남과 공주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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