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 사우드 공주 세계태권문화엑스포 참가로 첫 한국 방문
태권에 빠져 손가락에 태권도 문신을 새긴 사우디아라비아 공주가 태권도의 모국 한국을 찾았다.
주인공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왕족 직계 공주 중 한명인 아비르 빈트 모하메드 빈 알 사우드(38, Abeer Bint Mohammed Bin Al Saud).
손가락에 태권도 문신을 새긴 사우디아라비아 알 사우드 공주. |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알 사우드 공주의 이번 방문은 무주 태권도원에서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11회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알 사우드 공주는 지난 14일 태권도원서 시범, 호신술, 품새, 겨루기 세미나에 참가하고, 이어 15일 개막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을 대표해 선수단 피켓을 들고 입장했다.
더불어 국제오픈태권도품새경연대회에서는 동메달이라는 성적도 거두었다.
알 사우드 공주는 “엑스포를 통해 훌륭한 지도자들에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남은 엑스포 기간 동안 모든 행사일정에 함께 참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에 처음 방문했는데 국토의 반 이상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달리 무주의 깨끗한 공기와 훌륭한 자연경관에 놀랐다”며 무주 태권도원에 온 소감도 전했다.
알 사우드 공주가 태권도를 접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여성 전용 클럽인 ‘알 마나헬’을 통해서였다.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알 사우드 공주는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졌다.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걸을 때 구부정했던 자세를 교정했고, 정신수련을 통해 온전한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알 사우드 공주는 매일 2시간 이상 꾸준한 수련을 통해 1단 승단도 이뤄냈다.
알 사우드 공주. |
26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권도를 보급하고, 알 사우드 공주를 비롯해 7명의 선수단을 이끌고 엑스포를 찾은 김정운 사범(51)은 “‘알 마나헬’ 클럽은 여성전용이라 직접 들어가서 지도할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직접 공주의 집을 찾아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의 특성상 여성의 스포츠 활동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점차 완화되고 있다. 알 사우드 공주처럼 손가락에 태권도 문신을 새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집안에서 허락하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태권도 대표 팀이 구성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알 사우드 공주는 “내년에는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엑스포에 참가하겠다”며, “지속적인 수련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가 배운 것을 전달하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