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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루만 사는 ATU, 사라진 호치민의 55초

기사승인 [0호] 2017.06.11  18: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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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 제2회 아시아 카뎃 태권도 선수권

태권도 모국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권도연맹(ATU).

이란, 태국, 대만 등 태권도 강대국을 품고 있는 ATU의 주, 부심, 영상판독을 포함한 총체적인 판정과 경기운영 기능 미숙이 드러났다. ATU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난 6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호치민 밀리터리 존 넘버 7 인도어 스포츠 스타디움(Military Zone No.7 Indoor Sports Stadium)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카뎃 태권도 선수권.’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남자 -41kg급 오만재의 결승전에서는 2회전 55초가 통째로 사라졌다. 남자 –33kg급 양희찬은 결승전에서 허리 근처도 오지 않은 발에 3점을 내주었다. 양희찬은 1점차로 패배했다.

또한 3일간의 대회 일정은 A4용지 한 장에 변경이 통보되었다. 어린 선수들의 안면 보호를 위한 플라스틱 헤드기어는 대회 하루 전 타국으로부터 공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ATU의 먼지 쌓인 홈페이지에서는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 하루살이 식 ATU의 대회 운영과 심판 선임, 위촉, 교육 등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사라진 55초...심판 6명 아무도 몰랐다?

요르단 세컨드의 영상판독 장면...경기시간은 아무도 모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요르단의 오스만 모하마드(Othman Mohammad)와 한국의 오만재가 만난 남자 –41kg급 결승전 2라운드. 58초가 남은 상황에서 오만재의 왼발이 오스만 모하마드 턱 쪽을 향했다.

전자헤드기어를 사용하지 않아 3명의 부심에 의해 3점이 표출되었고, 당시 주심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오스만 모하마드에게 소극적 행위로 감점을 부여, 이어 요르단 세컨드의 영상판독 요청이 이어졌다.

오만재의 얼굴 득점을 빼달라는 요르단 측의 영상판독 요청. 당시 전광판 시간은 56초에서 55초로 흘러가고 있었다. 영상판독 시에는 주심의 ‘갈려’ 선언이 있기 때문에 경기시간이 중단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기록원의 실수로 영상판독 중 남은 55초는 모두 흘러갔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면 영상판독이 끝난 이후 주심은 ‘계속’을 외친다. ‘계속’은 라운드 중간 경기를 속개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주심도 아직 2회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만약 2회전 휴식시간 이후라면 ‘시작’을 외쳤을 것이다.

판독이 끝난 시점에서 전광판에는 2회전 휴식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시스템 상 주심의 ‘계속’, ‘갈려’, ‘시작’은 기록원 조작에서 동일하다. 때문에 2회전 휴식시간에서 주심의 ‘계속’ 수신호에 곧바로 3회전이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2회전 55초가 몽땅 사라지고, 2회전 회전간 휴식도 아예 없었다.

경기는 14대 2, 오만재의 승리로 3회전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요르단 세컨드는 큰 이의제기 없이 경기장에서 퇴장했다.

ATU가 위촉한 주심 1명, 부심 3명, 영상판독관 2명까지 총 6명의 심판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해당 영상을 확인한 다음 날 오전 이재봉 ATU 심판위원장을 찾았다. 이재봉 심판위원장은 “해당 심판 6명 모두 2회전 상황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심은 영상 속에서 ‘시작’이 아닌 ‘계속’을 외치고 있다. 시그널 역시 3회전 시작의 경우라면 양손을 벌려 가운데로 끌어당기며 ‘시작’ 구령을 외쳐야한다. 

몇 번을 돌려봐도 맞지 않은 양희찬...오심의 연속

이란의 마흐디 하지마우사에이(Mahdi Hajimousaei)와 한국의 양희찬이 맞선 남자-33kg급 결승 1회전 24초가 남은 상황.

1대 6, 5점 뒤지고 있던 양희찬이 접근전 왼발 얼굴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와 동시에 주심은 ‘갈려’를 선언했다. 마흐디 하지마우사에이의 양발은 바닥에 붙어있었다.

양희찬의 공격이 3명의 부심들에게 인정되었다면 4대 6, 갈려 후 공격 판정을 받았다면 양희찬이 감점을 부여받아 1대 7이 맞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 밖에 없다.

그러나 3명의 부심이 양 선수 모두에게 얼굴 득점(3점)을 주면서 전광판에는 4대 9로 표출되었다. 바로 채점 기능 미숙이다. 양희찬의 포인트를 인정한 부심들이 하나같이 마흐디 하지마우사에이에게도 점수를 표출한 것이다.

결승전 영상을 돌려보면 얼굴 공격을 성공시킨 양희찬 보다 마흐디 하지마우사에이의 포인트가 먼저 올라가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두 발이 바닥에 붙어있는 마흐디 하지마우사에이는 공짜로 3점을 획득했다.

그러면서 양측 세컨드가 동시에 영상판독을 요청했다. 이란은 양희찬의 갈려 후 공격에 대해서, 한국은 맞지도 않은 얼굴 공격 점수를 빼달라는 의견을 주심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였다.

영상판독 결과는 양측 모두 기각. 결국 양희찬은 바닥에 붙어있는 발에 3점을 허용한 셈이고, 이란 측의 요청 역시 양희찬의 왼발은 주심의 오른손이 올라갈 때까지 바닥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영상판독 오심의 소지가 있다.

오늘만 사는 ATU, 공식 홈페이지에 자욱한 먼지만...

태권도 모국 한국이 주도하는 ATU의 대표자회의 장면.

ATU의 하루살이 식 대회운영은 유명하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열린 ‘2016 아시아 태권도 선수권’ 당시에도 경기 일정이 급하게 변경된 적이 있다.

이번 ‘제2회 아시아 카뎃 선수권’도 당초 6월 6일부터 8일까지, 총 3일간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회 시작 이틀 전 여자부 일부 체급의 일정 변경과 함께 대회 기간도 2일로 조정됐다.

짧아진 대회 일정 때문에 프리스타일 품새 경연과 겨루기가 함께 진행됐다. 쩌렁쩌렁한 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주먹공격에 대한 부심들의 판정도 이어졌다. 국가협회 대항 엘리트 스포츠 경기장인지, 생활체육 태권도 경연장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자 헤드기어와 안면 보호가 가능한 일반 헤드기어 사용은 대표자회의에서 우여곡절 끝에 결정되었다. 이렇다보니 대회를 하루 앞두고 타국에서 급하게 보호용 헤드기어를 공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금도 ATU 홈페이지에는 이번 카뎃 선수권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다. 대회 일정, 장소, 대진표, 대회 결과 등 흔한 포스터 하나 없다. 오히려 세계태권도연맹(WTF) 캘린더 섹션에서 이번 아시아 카뎃 선수권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태권도 강국을 품은 ATU.

심판부 개혁부터 자질 향상, 회원국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 제공, 하루살이 식 낡은 대회운영 탈피 등 문제점 인식과 대대적인 개선이 하루 빨리 시급하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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