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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에 승부를...‘영송’의 뜨거운 겨울나기

기사승인 [885호] 2016.12.22  15: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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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탐방] 대구 영송여자고등학교

동계훈련에 접어든 대구 영송여고 태권도부의 각오는 어느 해보다 남다르다.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지는 여고생들의 표정에는 사뭇 진지함이 묻어났고, 기합과 열기가 훈련장을 가득 메워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선수들의 이마에는 송송 땀방울이 맺혔다.

한미주 코치(왼쪽)이 기초체력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장면.

지난 1980년 창단된 영송여고 태권도부는 약 10명 정도의 작은 팀이지만, 30여 년 넘게 전국대회서 거둔 성적과 두각은 괄목할 만하다.

전국대회 우승 6회, 준우승 6회에 금 45개, 은 45개, 동 77개로 획득한 메달 개수만 167개.

지난 2015년 제24회 국방부장관기 전국단체대항 태권도대회에서 여고부 종합우승을, 올해 열린 제25회 국방부장관기에서는 감투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까지도 뛰어난 기량으로 ‘영송’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다.

졸업을 앞둔 송예리는 흥해공고 이진주, 인천정보산업고 윤도희와 헤비급 3강 구도에서 수차례 입상한 바 있는 중량급 유망주이다. 경희대 진학이 확정되어 곧 수도권으로 상경한다.

수성구청 소속으로 현재 여자 –46kg급 국내랭킹 1위인 김보미 역시 영송여고 졸업생. 김보미는 2017 세계선수권 출전도 유력하다. 이밖에도 영송여고는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도 수십 차례 배출했고, 졸업생들이 시니어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다.

당찬 여성 지도자, 한미주는 누구인가?

지난 2011년 2월 부임한 한미주 코치의 여섯 번째 동계훈련 각오는 ‘초심’(初心)이다.

“부임 후 첫 대회서 노메달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깡인지 모르겠지만 ‘다음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면 그만 두겠다’고 학교에 말했다. 그리고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얼마나 힘들게 훈련을 시켰는지 선수들이 어느 날 ‘선생님, 우리는 왜 축구도 한번 안하고, 사우나도 한번 안갑니까?’라고 따졌다. 그때 선수들에게 했던 대답도 기억난다.”

부드러운 외모를 지녔지만 한 코치는 고집 있는 지도자다.

“정해진 운동 다 끝나면 축구하고, 그리고 사우나 가자.”

한미주 코치(오른쪽)가 김나은에게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는 장면.

유(柔)하게 보여도 선수들 사이에서 호랑이 선생님으로 통하는 한 코치는 지난 2년간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여자 지도자로 활동했다. 전국에 딱 한 자리, 여성 지도자라면 한 번쯤 탐내는 후보선수단 코치를 올해는 고사했다. 

한 코치는 “우선 박정우 감독님께 죄송하다. 2년 동안 지도자의 자질을 후보선수단에서 배웠고, 전국 상위권 200여 명의 선수들과 만남은 행운이었다. 아쉬운 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학교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을 수 있고, 우리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빛날 수 있었다. 책임감이라는 단어는 올해 더 무겁다. 학교에 집중하고 싶었다”라고 밝힌다.

‘땀의 양과 메달 가능성은 비례한다’는 한 코치의 이번 동계훈련 구상은 뚜렷하다. 장담컨대 올해 영송여고 태권도부의 동계훈련은 쉽게 끝나지만은 않을 것 같다.

트라이앵글 후원, 태권도부 운영의 조력자

영송여고 태권도부 뒤에는 대회 출전과 예산 지원에 발 벗고 나서는 후원자가 있다.

바로 성낙서 교장과 이현주 감독.

이현주 감독이 한 코치의 의견을 성낙서 교장에게 전달하면 성 교장은 늘 태권도부의 힘이 되어 준다. 트라이앵글 조력으로 대회 출전 기회가 열리고, 소규모 팀이지만 전자호구도 구입해 학교에서 실전 훈련이 가능해졌다.

영송여고 한미주 코치, 성낙서 교장, 이현주 감독의 기념촬영 장면.(왼쪽부터)

성 교장은 “태권도는 세계적인 스포츠다. 우리 태권도부 학생들도 해외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영어, 수학 교육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며, “공부를 잘하면 명문대에 진학하고, 태권도 선수는 메달을 획득해 대학에 진학하지만 학교의 바람은 봉사하고, 존중하는 사람이다. 태권도부 선수들 역시 상대방을 존중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 교장은 선수들을 위해 영어, 수학 교육을 따로 실시한다. 또 교기를 태권도로 정하면서 선수단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가장 가까이서 태권도부를 독려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보물창고 ‘영송’,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주축 송예리가 빠지는 영송여고 태권도부, 전력은 낮아졌지만 절대 약하지 않다.

지난 11월, 대구광역시 교육청이 주관한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대비 평가대회’서 여고부 8체급 중 3체급 정상에 오르며 전국체전 출전 가능성을 확인.

특히 여자 -73kg급 조유정은 2016년 제주평화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기대주로 제97회 충남 전국체전에서는 광산구청에 입단하는 이진주와 접전을 벌여 내년이 더 주목되는 선수다.

숨겨놓은 보물이 많은 팀, 내년 전국대회서 선수들이 직접 이름값을 증명해 낼 것이다. 

영송여고 태권도부의 원동력을 꼽자면 수성구청 선수단을 빼놓을 수 없다.

2016년 협회장기, 대통령기, 국방부장관기까지 여자일반부 개인전 메이저대회 싹쓸이, 우수선수선발대회 여자부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는 등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수성구청의 훈련장과 영송여고의 거리는 단 20분.

실업팀과 근접 거리에 있는 장점, 그 중에서도 수성구청 선수단과 합동훈련, 실전 겨루기는 전국 수백 개가 넘는 고등부 팀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대구 영송여고의 기념촬영 장면.

지도 방침을 묻자 한미주 코치는 이렇게 답한다.

“태권도 선수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지만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선택해야만 하는 제자들도 있었다. 선수로 진학하는 사람은 적어도 나보다 잘난 선수, 나보다 뛰어난 지도자, 내가 달지 못한 태극마크를 새기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고, 모든 제자들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2016년 겨울, 유쾌하고 발랄한 여고생 9명이 전국재패를 향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조유정, 김나은, 이다혜, 김채이, 민정은, 한하정, 정재임, 김나래, 변지영, 그리고 한미주 코치까지.

‘초심’에 승부를 건 영송여고의 선전과 활약, 그리고 2017년 전국대회 종합우승을 기대해본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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