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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 불가 풍생고, ‘최강’의 비결은?

기사승인 [881호] 2016.10.27  11: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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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탐방] 경기도 풍생고등학교
2016년 전국대회 종합우승만 7회

수십 년 이어온 전통과 명문 타이틀, 새벽부터 야간까지 이어지는 강한 훈련의 결과를 팔각경기장에서 확실히 증명하는 팀, 올 한해를 가장 뜨겁게 보낸 풍생고등학교 태권도부를 찾았다.

2016년 남자고등부 종합우승 7회, 지난 2010년 자신들이 세운 남고부 종합우승 5회 기록을 보란 듯이 깬 풍생고.

부침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풍생의 독주 비결은 무엇일까?

풍생고 태권도부 선수단의 회전공격 훈련 장면.

1974년 3월 창단, 태권도부 42년의 전통과 원조 ‘풍생’ 간판을 내걸고 전국 최강 자리를 지키고 있는 풍생고는 전국대회 종합우승만 50여 차례가 넘는 자타공인 태권도 ‘명문’ 학교다.

특히, 2016년은 어느 해보다 더 뜨거웠다.

제11회 제주평화기, 제46회 협회장기, 제26회 용인대총장기(개인, 단체전), 제18회 광주5.18 민주화운동기념 시장기, 제51회 대통령기, 제27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까지 7개의 종합우승기를 들어올렸다.

1989년 부임한 이경배 감독(55)은 직접 우승기 7개를 나란히 정렬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항상 뜨거운 온도에 있다. 뜨거움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동안 풍생고를 거쳐 간 학생들이 제 몫을 해주었고, 지금도 동문들이 각자 위치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렬된 우승기를 보니 우리 선수들이 잘 해주었고, 고생했다는 것을 느낀다. 풍생학원 50주년인 올해는 더 의미 있다.”

이 감독의 말처럼 풍생고는 언제나 상위권에 있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담은 풍생고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만큼 풍생고는 결과로 과정을 입증한다.

‘갑자기 화장실 가야할 것 같은’ 우리 계단은요...

“‘계단’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거의 다 인상 쓰고, 고개를 떨궜고, 한숨이 나왔어요. 아참! 뭔가 화장실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라 할까? 그 계단이 그래요.”

풍생고를 졸업, 삼성에스원 김훈(26)은 풍생고 훈련장 뒤편 계단을 이렇게 설명했다.

악명 높은 풍생고 계단에서 훈련 중인 선수단 모습.

졸업생 사이에서도 악명 높은 풍생고 계단, 두 발로 시작하면 네 발로 끝난다는 계단은 정말 높았다. 훈련장과 단 1분 거리에 있는 100여 개의 계단은 풍생고 체력의 근원지이라 불리기 충분했다.

김주연 코치(39)의 호각소리에 선수단의 발은 계단 끝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시작과 함께 선수단의 ‘파이팅’ 소리는 학교 전체를 울렸다. 울림이 있는 계단, 풍생의 계단이 그렇다.

김주연 코치는 “계단 뛰기 안에도 태권도 경기시간을 적용한다. 계단 세 바퀴가 1회전이다. 당연히 정해진 2분 안에 세 바퀴를 돌아야한다. 연장전을 감안하면 총 12바퀴, 풍생고 계단 뛰기는 이렇게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경배 감독 역시 “지금의 태권도 경기는 선 체력이다. 6~7분이 아닌 9~10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역전의 기회도, 점수차승도, 1점차 승리도 체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어설픈 운동은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강도를 높이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언변술사 김주연 코치, 알고 보니 ‘대화형’ 지도자

풍생고 김주연 코치는 세컨드석에서 빛나는 지도자다. 국내 경기장에 가면 3회전 내내 작전지시를 내리고, 흐름도 읽어주면서 상대방까지 혼란스럽게 하는 지도자가 몇몇 있다.

목소리가 크고, 작전지시가 명확하면서 정확하다. 때로는 얄밉기까지 하다. 세컨드석에서 빛나는 지도자들의 특징이다.

김주연 코치.

풍생고와 맞붙어 본 선수와 지도자라면 김 코치 특유의 ‘여유, 여유’, ‘호흡, 호흡’, 그리고 귀에 쏙쏙 박히는 작전지시를 들어봤을 것이다.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세컨드다.

‘1등’ 제조기 김 코치는 훈련 중 선수들과 소통하는 ‘대화형’ 지도자다. 2시간가량 이어진 훈련에서 김 코치의 말끝에는 항상 물음표가 붙었다.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게 뭐야? 상대가 뒤차기 차고 중심을 잃으면 어떻게 하지? 주먹공격은 뭐가 반이지?” 김 코치는 훈련 중간 중간 선수들에게 계속 질문했다.

선수들은 대답은 일치했다. “역습입니다. 끝까지 따라 들어갑니다. 기합입니다.”

김 코치는 어제 했던 질문도, 방금한 질문도 다시 질문한다. 선수들과 계속 대화하면서 주입하는 지도 방식, 김주연 코치만의 독특한(?) 지도 방법이다.

오해와 편견을 달고 사는 풍생고, 얼마나 아시나요?

풍생고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잡혀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현재 경기 규칙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키 크고, 앞발공격이 매우 뛰어난 선수는 풍생고에는 드물다.

김주연 코치도 10명 중 1명은 밀어차기 스타일인데 나머지 9명은 정통파라고 얘기한다.

제11회 제주평화기 남자고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풍생고의 기념촬영 장면.

밀어차기와 커트발 위주의 선수는 찾기 힘들어도 주먹공격과 뒷차기를 잘 쓰는 선수가 많은 풍생고, 그렇다고 훈련 시간이 타 학교와 비교해 많은 편도 아니다.

새벽운동 6시 50분부터 8시, 오후운동 16시부터 18시, 야간 개인운동 20시부터 21시까지 하루에 총 훈련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타 학교와 다를 게 없다. 이렇다보니 주변의 시기와 질투는 당연히 받기 마련이다.

풍생고에 대한 오해는 또 있다. 바로 선수단 규모.

매년 고교 대어가 배출되고, 입상자도 수두룩한 풍생고에서는 현재 33명의 선수가 훈련하고 있다. 60여 명 가까이는 될 것 같은 편견은 단지 오해일 뿐이다.

선수단 내 엄격한 군기, 구타와 체벌 등 모든 루머는 그저 풍생고를 향한 질투와 시기가 만들어 낸 출처 없는 이야기였다.

4대가 공존하는 훈련장...인적 네트워크 뛰어나

김주연 코치는 사령탑 이경배 감독의 제자다.

김 코치가 13살 때부터 이 감독 손에 선수생활을 했고, 지금은 함께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다. 26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사제지간이다. 박찬규 트레이너(28) 역시 풍생고 졸업생이다.

4대가 훈련장에서 공존하는 풍생고, 인적 네트워크 체계 역시 뛰어났다.

풍생고등학교 태권도부 선수단의 기념촬영 장면.

훈련장뿐 만 아니라 지도자와 선수단은 함께 기숙사에서 숙식한다. 인근 성남 거주자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훈련장 밑에 있는 기숙사를 쓰고 있다. 이 감독과 김 코치도 이곳에서 함께 묵는다.

가장 가까이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선수들과 호흡하는 지도자들은 “우리 학교에는 운동도, 생활에서도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다. 물론 금메달을 딴 선수가 좋은 선수다. 그러나 보기만 해도 흐뭇한 선수는 매년 겨울 남한산성을 뛰어도 항상 앞에서 달리는 선수, 매번 눈치 안보고 따라오는 선수가 정말 좋은 선수다”라고 입을 모은다.

풍생고는 매년 고교 대어가 배출된다. 중등부 최고의 스타도 대학 진학이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남궁환, 김지석도 대형 스타는 아니었지만 국내 최고로 꼽히는 대학에 나란히 진학한다.

또한, 올해 종합우승 7회 달성을 비롯해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 배출, 전국체육대회 5회 연속 금메달 등 결과로 내년을 더 주목하게 하는 풍생고.

풍생고 태권도부는 오늘도 훈련장 뒤편 계단에서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풍생고이기 때문에 쉬워 보이는 종합우승 7회 기록은 언젠가 깨질 것이다. 그 주인공 역시 풍생고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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